Tagged: DJ YAHMAN

한주 정리: 2012.04.16~21

그전의 시대정신이 ‘병맛’이었다면 2012년의 시대정신은 ‘멘붕’과 ‘약빨고’로 요약 가능할 것이다. 전자가 원인이라면 후자는 결과고, 전자가 수동태라면 후자는 능동태랄까. 그런 의미에서 시대의 촉이 좋은 분들이 이 트랙에 열광하는 건 당연하다. 어제 발표된 무키무키만만수의 ‘안드로메다’도 그렇고 올해를 기점으로 약빨고 만든 결과물이 대거 나올 테니 정말 약빨고 만들지 않는 이상, 선점 효과를 노릴 분은 빨리 깃발부터 꼽으셔야. 일단 감성 힙합 찌꺼기 줏어 먹고 ‘가수’에 대한 꿈을 포기 못 해 2011년을 루즈하게 보낸 한국 힙합 쪽에는 싸이코반이 깃발을 꼽았다. 근데 싸이코반은 진짜 약빨고 트랙을 만드니 누가 당할소냐.

지난주엔 내내 이 트랙만 들었다. 더티 프로젝터스의 앰버가 보컬로 참여한 메이저 레이저의 새 싱글. 이곳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곡과는 다르게 메이저 레이저의 멜랑콜리라 부를만한 트랙인데 좀비와의 전쟁에서 한쪽 팔을 레이저로 개조하고 돈을 위해 용병으로 지내는 메이저 레이저의 애환을 담고 있다. 본드 도 롤의 리믹스가 함께 공개됐는데 본래 하던 발리 훵크 트랙이 아닌 오랜만에 듣는 경쾌한 80년대 디지털 댄스 튠. 본드 도 롤의 새 작업물까지 기대되게 만드는 트랙. 참고로 2011년 말 메이저 레이저에서 스위치는 탈퇴하고 현재는 디플로만 메이저 레이저로 활동하고 있다.

‘Get Free’

Never got love from a government man
Heading downstream till the levee gives in
What can i do to get the money
We ain’t go the money, we ain’t gettin out

Heading downstream till the levee gives in
And my dreams are wearin’ thin
All I need’s relief
I need I need some sympathy

Look at me
I Just can’t believe
What they’ve done to me
We could never get free
I just wanna be

Look at me
I Just can’t believe
What they’ve done to me
We could never get free
I just wanna be
I just wanna dream

All of my life been wadin in
Water so deep now we got to swim
Wonder will it ever end
How long how long till we have a friend

Comin down, feelin like a battery hen
Waves won’t break till the tide comes in
What will I do in the sunrise
What will I do without my dreams

Look at me
I Just can’t believe
What they’ve done to me
We could never get free
I just wanna be

Look at me
I Just can’t believe
What they’ve done to me
We could never get free
I just wanna be
I just wanna dream

We’re all together in the same boat
I know you, you know me
Baby, you know me

We’re all together in the same boat
I know you, you know me
Baby, you know me

We’re all together in the same boat
I know you, you know me
Baby, you know me

I Just wanna dream

단편선 앤 더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예상했던 것처럼 앨범 <백년>을 (구지가를 제외하고) 순서대로 재현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전의 진상태, 마법사들 공연이 너무 쎄 좀 지쳐있던 상황에다 공연 직전 상황이 너무 어수선해 좀 걱정이 됐는데 안경을 벗은 단편선이 목에 핏대를 세우고 노래를 부르자 공연에 즉시 집중할 수 있었다. 아쉬웠던 건 그 집중력이 끝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 여기에는 그날 배포된 뇌폭탄주를 비롯해 여러 이유가 있을텐데. 개인적으론 단편선을 제외한 오케스트라에 포함되는 멤버들이 곡에 따라 입장하고 퇴장하는 구성이 공간과 맞물려 연극적인 효과는 있었으나 해당 멤버가 공연의 흐름을 계속 붙잡기엔 방해가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이것저것 물어볼 게 많은데 이건 오늘 직접 물어볼 예정이다. 이날 앨범도 발표됐는데 앨범을 듣고 앨범의 맥락을 파악하고 싶다면 미묘님이 쓴 글을 읽으면 좋을 듯하다. 아래는 그날 내가 공연 보며 트윗에 올린 글들.

[View the story “단편선 앤 더 오케스트라” on Storify]

단편선 공연이 끝난 후엔 뭐 좀 먹고 베이스컬쳐 파티에 갔다. 12시 30분쯤 도착하니 디제이 야만이 스핀 중이었다. 약 30분 정도 그의 스핀을 보고 이후 스마일리와 신지의 스핀까지 보고나니 3시 30분쯤. 물론 그 시간 동안 내 몸이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움직였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날 최근 시작한 운동 효과 좀 봤다.


디제이 야만이 140bpm짜리 이 쿠두로 트랙을 피치를 올려 정글처럼 틀었는데 원곡보다 덜 헤비한 느낌이 꽤 좋았다.

스마일리가 알파스테파와 함께 했다는 트랙이 나올 때 좀 죽였는데 아직 발매가 안 돼서 대신 J-Path, 김반장과 함께 한 곡을.

신지가 중간에 튼 추억의 곡. 예전엔 이들과 탈빈 씽, 트랜스글로벌 언더그라운드 등을 일컬어 유케이에이젼이라 불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들을 한데 묶기에 정확하지도 않고, 쉽고 폭력적인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예전에 에이젼덥파운데이션에서 ‘에이젼’에 빙점을 찍고 들었다면 지금은 ‘덥’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한국에서 에이젼덥파운데이션을 소개했던 이들은 아무도 덥이 뭔지 알려주지 않았다.

이태원 주민시장은 작년보다 별로. 작가와 그냥 헌 물건 팔러 온 사람과 업자가 뒤섞여 있었는데 대부분 여성 옷에 치중돼있었고 업자가 끼면서 가격도 이전보다 올라가고 작년에 공짜로 줬던 파전과 막걸리는 각 1,000원과 2,000원 받고 그마저도 일찍 다 팔려 새마을운동에 대한 인식이 다시 나빠지는 계기가 됐다. 시디 파는 곳에서 처음엔 2,000원에 팔다 너무 안 팔려 1,000원으로 가격을 내려 팔길래 노미야 마키, 카히미 카리, 베이스먼트 잭스, 캐셔스 같은 한 때 들었던 추억의 시디를 좀 사고 곧 망할 것 같아서 노키아 가방을 샀다. 심지어 가방 뒷면에 있는 오비는 이미 망한 서비스. 시디가 벼룩시장 최하위 계급임을 확인하고 이런저런 망해가는 것들을 줍고 집에 들어와 잠시 낮잠. 이후 일이 덜 끝나 rm360은 못 가고 대신 상상마당에 가 일을 마치고 집 근처 새로 생긴 이자카야에서 타코와사비에 소주를 마신 후 유니온에 들러 잠시 있다 나왔는데 감상은 다음에 좀 더 오래 있은 후에 적기로 한다. 이 외 정리할 게 몇 개 더 있는데 귀찮아 그건 다음주로 패스. 모두 이번 주도 ‘멘붕’하고 ‘약빨고’ 보내시길.

주말 계획: 2012.4.20-21

회기동단편선 [백년] 발매기념 공연

BASS CULTURE special

Record Store Day @ rm360

이태원 주민시장

5.1 총파업 지지 벼룩시장

Club Union Grand Open PartyDAY.1 금요일: Jinwook, Chiman, Kid-B, Weekend, Sin, Demicat, Conan & more..

DAY.2 토요일: Wreckx, Soulscape, Smood, Stuf, Jinmoo, Conan & more…

BASSMENT meets EL PARRANDERO

20일 금요일부터 요약하자면- 회기동단편선의 [백년] 발매 기념 공연이 금요일 밤 8시 ‘단편선 앤 더 오케스트라’로 동교동 가톨릭 청년회관 나리 CY씨어터에서, 토요일 밤 7시 상수동 재미공작소에서 열린다.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인데 앨범이 발매되지 않았다는 게 포인트. [백년] 앨범은 평소 단편선이 혼자 펼치는 공연에서 볼 수 있는 사이즈의 앨범이 아닌데 단편선 앤 더 오케스트라에서 어느 정도 구현이 될지 궁금. 일본에서 DJ YAHMAN과 HAJIME OISHI가 내한 금요일엔 서울 룻츠 타임에서 일요일엔 부산 경성대 올모스트페이머스에서 스핀한다. 디제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봄비노 레코드의 오피셜 블로그에서 확인하시길. 본래 토요일 BASSMENT meets EL PARRANDERO 파티에 갈 예정이었으나 이맘때면 찾아오는 잔고 문제로 금요일 파티만 갈 듯하다. 참고로 같은 디제이의 내한이지만 두 파티의 성격은 전혀 다른데 서울은 루츠레게 중심의 튠이, 부산은 일본 디제이들이 원래 일본에서 스핀하던 사운드시스템에 기반을 둔 베이스 뮤직과 지난 BASSMENT 파티 때 화제가 된 Mundo Akimbo의 El Guincho를 연상하게 하는 라이브가 펼쳐질 예정.

4월 21일은 전 세계적으로 열리는 레코드 스토어 데이다. 한국에서는 정식으로 열리지 않는데 rm360에서 자체적으로 레코드 스토어 데이를 가진다고. 해외에서는 레코드 스토어 데이에 한정으로 판매되는 레코드도 있고 한데 rm360에서는 절판된 DJ SOULSCAPE의 과 을 재발매 반으로 5,000원에 판매할 예정이라 한다.21일 토요일엔 – 두 개의 벼룩시장이 열린다. 하나는 우리 동네에서 열리는 이태원 주민시장, 나머지는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리는 5.1 총파업 벼룩시장(정확한 명칭이 없다)이다. 이태원 주민시장은 작년에 한 번 구경하러 갔는데 새마을 모자를 쓴 아주머니가 무료로 막걸리와 전을 나누어주어 새마을운동에 대한 인식이 조금 좋아지는 계기가 됐다. 만약 올해도 그렇다면 힙한 포스터와 함께 기묘한 조합을 이룰 듯. 물론 무엇이든 상관없이 무료 막걸리는 좋다. 5.1 총파업 지지 벼룩시장은 당일 비가 온다 해서 조금 걱정이다. 5.1 총파업은 지도부로부터의 파업이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시작되는 총파업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본인도 참가할 예정. 이번 주말엔 이태원을 기반으로 한 클럽 유니언이 개장한다. 지난주 프리오픈파티를 했고 이번 주가 본격적인 개장이라고. 디제이 코난님이 운영하시는 듯하고 그렇다면 초대될 디제이의 면면이 제법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토요일에 체력 남으면 다녀올까 생각 중. 모두 그전까지 마감을 마치고 체력이 보존되어야… 본 포스트의 제목이 주말일정이 아니라 주말계획인 이유다.

추가- 위에서 언급한 단편선 앨범 발매에 대한 상황은 다음과 같이 바뀌었다.

추가2- 토요일 5.1 총파업 지지 벼룩시장은 비 때문에 다음주로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