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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일정: 5/1 총파업

내일 있을 5/1 총파업에서 세계 최초로 카트 행진 디제잉을 선보입니다. 세계 최고가 정말 맞는지 확인해 보진 않았으나 아마 맞을 겁니다. 굳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없다면 대체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른단 말입니까. 여기서 말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초기 행진 기획안은 용달트럭 위에 공연 무대와 디제이 부스 설치, 사운드 데모 형태로 행진하는 거였음. 여기에 디제이가 있으면 괜찮을 거란 생각에 단편선이 하박국을 섭외하고 한국의 ECD가 될 야욕에 불탄 하박국은 흔쾌히 참여 결정. 참고로 ECD는 마쓰모토 하지메의 사운드 데모 때 이런 랩을 하신 분.
  2. [youtube http://www.youtube.com/watch?v=f-0jnyUtc4A]
  3. 집회 신고 시 용달트럭 사용을 불허 당함
  4. 하지만 프로그램은 이미 짜인 상태.
  5. 헐.
  6. 멘붕
  7. 이런저런 대안을 생각함
  8. 단편선이 쇼핑카트에 장비를 넣고 디제잉하는 형태인 (1)안을 제안하고 디자이너 김기조씨가 집에 휠체어가 있다는 제안에 휠체어에 앉아 디제잉을 하는 (2)안을 고려하게 됨. 단 (2)안은 액션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라  하박국이 그럼 머리를 세우고 올까, 같은 쓸데없는 얘기를 하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갈 데까지 가보자며 (3)안을 제시하고 모두 어이없어 함. 그 외 엿장수처럼 좌판을 어깨에 메고 하는 안이 제시되나 하박국의 열렬한 반대로 폐기되고 결국 식사 중 두리반에 식판 카트가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 조병훈 씨 덕분에 식판 카트에 장비를 올리고 디제잉을 하기로 함.

위와 같은 사정으로 세계 최초 카트 디제잉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디제이 계의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순간이 되리라 장담합니다. 물론 총파업은 제가 디제이 계에 길이길이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 하는 게 아니고 총파업을 하는 여러 이유나 의미들이 있으나 그건 이미 다른 분들이 다 여기저기 쓰셨으니 생략하고, 저는 일단 아직 짜지 못한 믹스셋을 짜고 당일 있을 무수히 많은 변수를 대비한 쉐도우 디제잉 연습을 하는 데 집중하렵니다.

[vimeo https://vimeo.com/36013148]

일단 뭔가 의미 있어 보이는 이런 곡을 골랐습니다. 가사를 지을 때도 분명 뭔가 의미 있어 보이려 지었으리라 짐작됩니다.

[vimeo https://vimeo.com/21680348]

하지만 당일 틀 대부분 곡은 이런 엉덩이 음악들. 모두 이 날은 일하기를 멈추고 엉덩이를 흔듭시다! 일단 바운스로 시작해 뭄바로 갔다가 어떻게 어떻게 해서 명동을 폭파시킬 예정인데 어떻게 어떻게 해서를 말하지 않는 건 여러분의 기대를 증폭시키기 위해서라기보단 제가 아직 그 이후에 틀 곡을 전혀 짜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해서든 명동은 폭파할 겁니다. 제가 폭파시키면 그 잔해를 해치고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등장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건ㄷ 그게 짜파게티가 될지 뭐가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고. 글이 자꾸 이렇게 산으로 가는 건 당장 내일 디제잉인데 장비는 새로 구입한 거라 손에 익지 않고 믹스셋도 기존의 것을 전혀 쓰지 않으려니 감도 안오고 시간도 없고 이래저래 시대의 정신 ‘멘붕’을 재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뭐가 되도 되겠지요. 총파업 관련한 건 사이트를 참고하시고 모두 내일 봅시다!

총파업 도시를 멈추고 거리로 나가자

한주 정리: 2012.04.16~21

그전의 시대정신이 ‘병맛’이었다면 2012년의 시대정신은 ‘멘붕’과 ‘약빨고’로 요약 가능할 것이다. 전자가 원인이라면 후자는 결과고, 전자가 수동태라면 후자는 능동태랄까. 그런 의미에서 시대의 촉이 좋은 분들이 이 트랙에 열광하는 건 당연하다. 어제 발표된 무키무키만만수의 ‘안드로메다’도 그렇고 올해를 기점으로 약빨고 만든 결과물이 대거 나올 테니 정말 약빨고 만들지 않는 이상, 선점 효과를 노릴 분은 빨리 깃발부터 꼽으셔야. 일단 감성 힙합 찌꺼기 줏어 먹고 ‘가수’에 대한 꿈을 포기 못 해 2011년을 루즈하게 보낸 한국 힙합 쪽에는 싸이코반이 깃발을 꼽았다. 근데 싸이코반은 진짜 약빨고 트랙을 만드니 누가 당할소냐.

지난주엔 내내 이 트랙만 들었다. 더티 프로젝터스의 앰버가 보컬로 참여한 메이저 레이저의 새 싱글. 이곳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곡과는 다르게 메이저 레이저의 멜랑콜리라 부를만한 트랙인데 좀비와의 전쟁에서 한쪽 팔을 레이저로 개조하고 돈을 위해 용병으로 지내는 메이저 레이저의 애환을 담고 있다. 본드 도 롤의 리믹스가 함께 공개됐는데 본래 하던 발리 훵크 트랙이 아닌 오랜만에 듣는 경쾌한 80년대 디지털 댄스 튠. 본드 도 롤의 새 작업물까지 기대되게 만드는 트랙. 참고로 2011년 말 메이저 레이저에서 스위치는 탈퇴하고 현재는 디플로만 메이저 레이저로 활동하고 있다.

‘Get Free’

Never got love from a government man
Heading downstream till the levee gives in
What can i do to get the money
We ain’t go the money, we ain’t gettin out

Heading downstream till the levee gives in
And my dreams are wearin’ thin
All I need’s relief
I need I need some sympathy

Look at me
I Just can’t believe
What they’ve done to me
We could never get free
I just wanna be

Look at me
I Just can’t believe
What they’ve done to me
We could never get free
I just wanna be
I just wanna dream

All of my life been wadin in
Water so deep now we got to swim
Wonder will it ever end
How long how long till we have a friend

Comin down, feelin like a battery hen
Waves won’t break till the tide comes in
What will I do in the sunrise
What will I do without my dreams

Look at me
I Just can’t believe
What they’ve done to me
We could never get free
I just wanna be

Look at me
I Just can’t believe
What they’ve done to me
We could never get free
I just wanna be
I just wanna dream

We’re all together in the same boat
I know you, you know me
Baby, you know me

We’re all together in the same boat
I know you, you know me
Baby, you know me

We’re all together in the same boat
I know you, you know me
Baby, you know me

I Just wanna dream

단편선 앤 더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예상했던 것처럼 앨범 <백년>을 (구지가를 제외하고) 순서대로 재현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전의 진상태, 마법사들 공연이 너무 쎄 좀 지쳐있던 상황에다 공연 직전 상황이 너무 어수선해 좀 걱정이 됐는데 안경을 벗은 단편선이 목에 핏대를 세우고 노래를 부르자 공연에 즉시 집중할 수 있었다. 아쉬웠던 건 그 집중력이 끝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 여기에는 그날 배포된 뇌폭탄주를 비롯해 여러 이유가 있을텐데. 개인적으론 단편선을 제외한 오케스트라에 포함되는 멤버들이 곡에 따라 입장하고 퇴장하는 구성이 공간과 맞물려 연극적인 효과는 있었으나 해당 멤버가 공연의 흐름을 계속 붙잡기엔 방해가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이것저것 물어볼 게 많은데 이건 오늘 직접 물어볼 예정이다. 이날 앨범도 발표됐는데 앨범을 듣고 앨범의 맥락을 파악하고 싶다면 미묘님이 쓴 글을 읽으면 좋을 듯하다. 아래는 그날 내가 공연 보며 트윗에 올린 글들.

[View the story “단편선 앤 더 오케스트라” on Storify]

단편선 공연이 끝난 후엔 뭐 좀 먹고 베이스컬쳐 파티에 갔다. 12시 30분쯤 도착하니 디제이 야만이 스핀 중이었다. 약 30분 정도 그의 스핀을 보고 이후 스마일리와 신지의 스핀까지 보고나니 3시 30분쯤. 물론 그 시간 동안 내 몸이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움직였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날 최근 시작한 운동 효과 좀 봤다.


디제이 야만이 140bpm짜리 이 쿠두로 트랙을 피치를 올려 정글처럼 틀었는데 원곡보다 덜 헤비한 느낌이 꽤 좋았다.

스마일리가 알파스테파와 함께 했다는 트랙이 나올 때 좀 죽였는데 아직 발매가 안 돼서 대신 J-Path, 김반장과 함께 한 곡을.

신지가 중간에 튼 추억의 곡. 예전엔 이들과 탈빈 씽, 트랜스글로벌 언더그라운드 등을 일컬어 유케이에이젼이라 불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들을 한데 묶기에 정확하지도 않고, 쉽고 폭력적인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예전에 에이젼덥파운데이션에서 ‘에이젼’에 빙점을 찍고 들었다면 지금은 ‘덥’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한국에서 에이젼덥파운데이션을 소개했던 이들은 아무도 덥이 뭔지 알려주지 않았다.

이태원 주민시장은 작년보다 별로. 작가와 그냥 헌 물건 팔러 온 사람과 업자가 뒤섞여 있었는데 대부분 여성 옷에 치중돼있었고 업자가 끼면서 가격도 이전보다 올라가고 작년에 공짜로 줬던 파전과 막걸리는 각 1,000원과 2,000원 받고 그마저도 일찍 다 팔려 새마을운동에 대한 인식이 다시 나빠지는 계기가 됐다. 시디 파는 곳에서 처음엔 2,000원에 팔다 너무 안 팔려 1,000원으로 가격을 내려 팔길래 노미야 마키, 카히미 카리, 베이스먼트 잭스, 캐셔스 같은 한 때 들었던 추억의 시디를 좀 사고 곧 망할 것 같아서 노키아 가방을 샀다. 심지어 가방 뒷면에 있는 오비는 이미 망한 서비스. 시디가 벼룩시장 최하위 계급임을 확인하고 이런저런 망해가는 것들을 줍고 집에 들어와 잠시 낮잠. 이후 일이 덜 끝나 rm360은 못 가고 대신 상상마당에 가 일을 마치고 집 근처 새로 생긴 이자카야에서 타코와사비에 소주를 마신 후 유니온에 들러 잠시 있다 나왔는데 감상은 다음에 좀 더 오래 있은 후에 적기로 한다. 이 외 정리할 게 몇 개 더 있는데 귀찮아 그건 다음주로 패스. 모두 이번 주도 ‘멘붕’하고 ‘약빨고’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