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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5월

수많은 일들이 동시에 일어’났다’.

총파업으로 시작해 종합소득세로 마무리한 한 달이었다. 그간 동시에 일어난 수많은 일은 다음과 같다. 총파업과 그로 연결된 후속 행동, 씩씩이와 튼튼이의 병원사고와 재정파탄, 바닥을 치고 다시 안정을 찾은 관계 1, 바닥을 치고 거리를 두게 된 관계 2, 새로 시작한 일과 외부의 자극, 새로 시작해야 하는 일과 내부의 자극,

인생의 굴곡은 피할 수 없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선택이 가능하다. 1.이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굴곡을 줄이려 노력한다.(덕스럽게 얘기하면 쏘우파형의 굴곡을 싸인파형 정도의 굴곡으로 만든다든지) 2.굴곡을 받아들이거나 즐기는 법을 익힌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전자. 그러나 ‘수많은 일들이 동시에 일어’났고 선택은 의미를 잃었다. 총파업으로 곡선이 최고점을 찍었을 때 내려갈 때의 충격을 줄이려 조심했으나 내 인생의 굴곡은 근육통이 사라지는 것보다 가파르게 곤두박질쳤다. 물론 조금 경솔하기도 했다. 원래 최고점을 찍으면 다들 그러는 법이니까. 바닥을 치고 다시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속도는 더뎠다. 역시 이 정도로 가파르게 바닥을 치면 대부분 그러는 편이니까. 겨우 시간의 힘을 빌려 지상 위로 올라왔지만 요즘 들어 다시 내려가려는 조짐이 보인다. 붙잡을 무언가와 그를 잡을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5월에 동시에 일어난 수많은 일 중 몇 가지가 남아 붙잡을 무언가가 되 줄 거라 생각한다. 이후 그를 붙잡는 체력을 만드는 건 내 몫일 테고. 그런 식으로 끔찍했던 5월의 수많은 일은 새로운 의미를 쟁취한다. 수많은 일들이 동시에 일어나고 정리되고 일부는 남는다.

내일 일정: 5/1 총파업

내일 있을 5/1 총파업에서 세계 최초로 카트 행진 디제잉을 선보입니다. 세계 최고가 정말 맞는지 확인해 보진 않았으나 아마 맞을 겁니다. 굳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없다면 대체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른단 말입니까. 여기서 말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초기 행진 기획안은 용달트럭 위에 공연 무대와 디제이 부스 설치, 사운드 데모 형태로 행진하는 거였음. 여기에 디제이가 있으면 괜찮을 거란 생각에 단편선이 하박국을 섭외하고 한국의 ECD가 될 야욕에 불탄 하박국은 흔쾌히 참여 결정. 참고로 ECD는 마쓰모토 하지메의 사운드 데모 때 이런 랩을 하신 분.
  2. [youtube http://www.youtube.com/watch?v=f-0jnyUtc4A]
  3. 집회 신고 시 용달트럭 사용을 불허 당함
  4. 하지만 프로그램은 이미 짜인 상태.
  5. 헐.
  6. 멘붕
  7. 이런저런 대안을 생각함
  8. 단편선이 쇼핑카트에 장비를 넣고 디제잉하는 형태인 (1)안을 제안하고 디자이너 김기조씨가 집에 휠체어가 있다는 제안에 휠체어에 앉아 디제잉을 하는 (2)안을 고려하게 됨. 단 (2)안은 액션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라  하박국이 그럼 머리를 세우고 올까, 같은 쓸데없는 얘기를 하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갈 데까지 가보자며 (3)안을 제시하고 모두 어이없어 함. 그 외 엿장수처럼 좌판을 어깨에 메고 하는 안이 제시되나 하박국의 열렬한 반대로 폐기되고 결국 식사 중 두리반에 식판 카트가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 조병훈 씨 덕분에 식판 카트에 장비를 올리고 디제잉을 하기로 함.

위와 같은 사정으로 세계 최초 카트 디제잉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디제이 계의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순간이 되리라 장담합니다. 물론 총파업은 제가 디제이 계에 길이길이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 하는 게 아니고 총파업을 하는 여러 이유나 의미들이 있으나 그건 이미 다른 분들이 다 여기저기 쓰셨으니 생략하고, 저는 일단 아직 짜지 못한 믹스셋을 짜고 당일 있을 무수히 많은 변수를 대비한 쉐도우 디제잉 연습을 하는 데 집중하렵니다.

[vimeo https://vimeo.com/36013148]

일단 뭔가 의미 있어 보이는 이런 곡을 골랐습니다. 가사를 지을 때도 분명 뭔가 의미 있어 보이려 지었으리라 짐작됩니다.

[vimeo https://vimeo.com/21680348]

하지만 당일 틀 대부분 곡은 이런 엉덩이 음악들. 모두 이 날은 일하기를 멈추고 엉덩이를 흔듭시다! 일단 바운스로 시작해 뭄바로 갔다가 어떻게 어떻게 해서 명동을 폭파시킬 예정인데 어떻게 어떻게 해서를 말하지 않는 건 여러분의 기대를 증폭시키기 위해서라기보단 제가 아직 그 이후에 틀 곡을 전혀 짜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해서든 명동은 폭파할 겁니다. 제가 폭파시키면 그 잔해를 해치고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등장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건ㄷ 그게 짜파게티가 될지 뭐가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고. 글이 자꾸 이렇게 산으로 가는 건 당장 내일 디제잉인데 장비는 새로 구입한 거라 손에 익지 않고 믹스셋도 기존의 것을 전혀 쓰지 않으려니 감도 안오고 시간도 없고 이래저래 시대의 정신 ‘멘붕’을 재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뭐가 되도 되겠지요. 총파업 관련한 건 사이트를 참고하시고 모두 내일 봅시다!

총파업 도시를 멈추고 거리로 나가자